이곳은 존덕정입니다. 후원에 있는 정자들이 각각 독특한 모습을 하고 있지만 특히 존덕정은 육각 지붕을 두 겹으로 올리고 그 지붕을 세우는 기둥을 각기 별도로 세운 모습이 특이해 보입니다. 특히 바깥지붕을 받치는 지붕은 하나의 기둥을 세울 자리에 가는 기둥 세 개를 무리지어 세워놓아 날렵한 맵시를 뽐내고 있지요.<br/><동궐도>에는 존덕정 옆에 네모반듯한 연못이 있고, 그 상류에 반달 모양의 연못이 하나 더 있는 것으로 그려져 있어요.<br/> 지금의 연못 모양은 옛날과 많이 달라졌지만 아름다운 풍광만은 변함이 없습니다. 연못 반도지와 그 주변의 여러 정자들, 개울을 건너는 돌다리 등 자연과 인공의 조화가 절묘하게 어우러져 있지요. 그래서 정조 임금은 해마다 아끼는 신하들과 이곳을 찾아 꽃구경하고 낚시를 즐겼답니다.<br/>정조는 세손 시절 당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아버지 사도세자가 죽임을 당하는 것을 목도하고 왕위에 오르기 전까지 반대파에게 죽음의 위협을 받았지요.<br/><br/> 정조는 즉위 후 사도세자를 죽음으로 몰고 간 세력에 복수를 감행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학문이 뛰어난 인물을 과감히 발탁하여 이상적인 유교국가를 꿈꾸었습니다.<br/><br/> 이 정자에는 새로운 정치에 대한 정조의 확고한 의지를 담은 글, <만천명월주인옹자서>가 새겨진 나무판이 걸려 있지요. 만천명월주인옹란 만 개의 개울을 비추는 둥근 달이란 뜻으로 정조 임금 자신을 뜻합니다.물이 흐르면 달도 함께 흐르고, 물이 멎으면 달도 함께 멎고, 물이 거슬러 올라가면 달도 함께 거슬러 올라가고, 물이 소용돌이치면 달도 함께 소용돌이친다. ......달은 태극인데, 그 태극은 바로 나라는 것을 알고 있다.<br/><br/> 달은 태극인데, 그 태극은 바로 나.. 이 구절은 세상의 중심은 정조 자신이라는 의미입니다. 여기엔 모든 백성을 골고루 사랑하는 자애로운 군주이자 강력한 힘을 가진 왕으로서 의지와 자부심이 담겨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