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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춘문
경복궁

건춘문

건춘문은 봄을 여닫는 문이다. 그런데 이 문은 오래전부터 닫혀 있었다. 왜 조선의 동쪽 문은 늘 잠겨 있었을까.

건춘문 앞에는 늙은 은행나무 한 그루가 있다. 조선시대부터 이 자리에 있었다고 한다. 어린 세자가 배동들과 놀던 모습, 일본 낭인들이 명성황후를 시해하러 숨어 들어오던 모습, 고종임금이 이 문을 통해 몰래 경복궁을 빠져나가던 모습. 은행나무는 그 모든 것을 보았을 것이다.

건춘문은 경복궁의 동문으로 '봄이 시작되는 문'이라는 뜻이다. 세자를 비롯한 왕실 가족과 종친들이 드나들던 문이었다. 1896년 2월, 조선 마지막 왕 고종은 이 문을 통해 경복궁을 빠져나가 러시아 공사관으로 피신했다. 명성황후 시해 다섯 달 후의 일이었다. 그는 두 번 다시 경복궁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이 문을 나서는 순간, 조선의 왕은 더 이상 경복궁의 주인이 아니었다.

지금 건춘문 앞에 서면, 문루 천장에 동쪽을 지키는 청룡이 보인다. 동문은 봄을 상징하지만, 조선의 봄은 저 문 너머에서 오랫동안 오지 않았다.

안으로 더 들어가면 영추문, 경복궁의 서쪽 대문이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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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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